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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축구가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한 이유를 알아보자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본선 조별리그에 진출하지 못한 사실은 많은 축구 팬들에게 큰 충격과 아쉬움을 안겨주었습니다. 대한민국은 그동안 올림픽 축구에서 강한 모습으로 보여주었고, 특히 2012 런던 올림픽에서의 동메달 획득은 많은 국민들에게 큰 기쁨을 선사했었습니다.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빛나던 한국 축구가 왜 이번 올림픽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과를 보여주었는지 그 과정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세계 최초 10회 연속 올림픽 진출을 노리던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2023 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패배한 대한민국 U-23 대표팀 (출처: 뉴시스)

     

    대한민국 U-23 대표팀은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2023 AFC U-23 아시안컵 카타르에서 8강에서 패하며 최종 5위로 순위를 마감,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이후 40년 만에 올림픽 예선 탈락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거두었습니다.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선 3승으로 1위를 해놓고 막상 토너먼트에 들어가자 승부차기 끝에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에 패했다는 점에서 전적상 무패 탈락팀이 되었습니다. 무패를 하고도 정작 중요한 올림픽 16개국 본선에 진출 실패했다는 것은 10회 연속 올림픽 진출이라는 기록 달성을 코 앞에 두고 놓친 것이라 너무 허무하기 짝이 없습니다.

     

    우선 선수 구성에서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금메달때와 달랐습니다. 차출 의무가 있는 아시안컵과 달리 U-23 아시안컵은 소속팀 차출 의무가 없으며, 군필 및 병역 특례자 선수의 경우 차출해 줄 이유도 없었기 때문인데요. U-23 대회에 해외파 선수들, 병역 특례를 받은 이강인, 박규현, 이한범, 고영준과 군필자인 오현규, 권현규는 물론이고 미필 선수들인 양현준, 정상빈, 이현주, 배준호, 조진호, 김지수 등도 차출이 불가능하다고 보였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경우 해외파들이 빠졌다 해도 국내 선수들 모두 각 소속팀들에서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A매치에서 득점을 기록한 엄지성, 강성진, 정상빈 선수가 있었고, 정상빈이라는 확실한 에이스가 있어 우승권 전력이라 평가받았습니다. 정상빈 선수는 유일한 해외파 주전 선수이자 월드컵 예선에서 득점도 했고, 무엇보다 개최국이자 빅리그 준주전 선수들이 즐비한 프랑스 올림픽 대표팀을 상대로 멀티골을 기록하고 프리미어리그 클럽 울버햄튼에 입단하는 등 이번 올림픽 예선 참가 선수들 가운데 유일한 네임드급 선수입니다. 이러한 선수가 올림픽 예선에 참가할 만큼 우리는 형편없는 전력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평가가 무색하게 8강전에서 신태용 전 국가대표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승부차기 끝에 패배하게 됩니다. 인도네시아는 FIFA 랭킹 142위인데, 대한민국의 23위와 무려 100등 이상 차이가 나는 데다 역대 전적에서 5승 0 무 0패로 절대적으로 대한민국이 우세했습니다. 상당한 전력차이에도 불구 졸전을 거듭하다 패배한 대한민국 대표팀은 이렇게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 무산되고 맙니다.

     

    아시아 호랑이의 몰락. 황선호호 올림픽 예선 탈락의 이유

    이전부터 세부 공격 전술이 없고 특히 오프 더 볼 움직임을 전혀 만들어주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지적되어 왔는데, 문제의 인도네시아 전에서는 지고 있는 와중에도 선수들이 말 그대로 자리에서 망부석처럼 굳어 오프 더 볼 움직임을 전혀 가져가지 않는 충격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한국 선수들이 공을 잡으면 인도네시아 선수들은 바로 2명이나 3명이 달라붙은 다음 뒤에 위치한 선수들이 한국 선수가 패스할 공간까지 틀어막는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인 반면, 한국 선수들은 약속된 플레이를 하나도 보여주지 못했고 오히려 활동량에서 인도네시아에게 밀리는 모습까지 보였습니다. 

     

    우선 선수 발탁부터 문제를 보였습니다. 대체로 메이저 대회에서는 최소 센터백 4~5명을 발탁하는 것이 정석이지만, 황선홍은 어째서인지 센터백 자원에 서명관, 이재원, 변준수 달랑 3명만 차출했고, 부주장 조위제의 부상과 김지수의 차출 거부가 날아왔음에도 도리어 중앙 미드필더 자원인 김동진을 대체 발탁한 탓에 선수 발탁에 있어 불균형을 보여 팬들의 우려를 샀습니다. 

     

    더하여 황선홍의 전술 역량은 지속적으로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2013 시즌에 포항 스틸러스에서 K리그, FA컵 더블 우승을 찾지 할 당시에는 이명주, 김승대, 신진호, 황진성, 황지수라는 전술을 딱히 지시하지 않아도 중원을 책임져주는 핵심 미드필더들이 있어서 성과를 냈지만 이후 FC 서울과 대전 하나 시티즌으로 팀을 옮기면서 과거 포항 시절만큼의 선수들의 실력이 나오지 않자 바로 황선홍의 밑천이 드러났습니다.

     

    경기 시작 전부터 백업 센터백 이재원을 기용하지 않으면서 레프트백 조현택과 수비형 미드필더 이강희를 센터백으로 기용하고 강성진을 폴스 나인이 아니라 단순한 타깃형 원톱에 배치하는 등 이전 경기에서 충격패를 겪을 때마다 밥 먹듯이 하던 포지션 파괴를 하였고, 8강전에서 패배할 경우 올림픽 자체가 끝인 상황에서 이영준, 강상윤, 정상빈의 벤치행은 한국 코치진이 인도네시아를 깔본 게 아니냐는 의심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경기 후 연장전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말도 안 되는 변명을 꺼냈지만, 애초에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연장을 염두에 둔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됩니다. 인도네시아는 조별리그에서 2승 1패를 거뒀고, 심지어 경기력은 카타르만큼 좋았음에도 선발 명단을 저렇게 구성했다는 것은 인도네시아 같은 동남아시아 팀에게 질 턱이 없으니 이 경기에서 로테이션을 돌리고 4강에 총력을 가하는 전략을 생각했던 게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게다가 황선홍이 U-23 대표팀에 집중해도 모자랄 때에 3월 A대표팀 임시 감독을 겸직하게 한 대한축구협회의 무능력한 행정력, 그것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인 황선홍 본인의 선택이 그야말로 문제를 키웠다 봐도 무방합니다. 3월에 유럽파들을 소집하며 펼친 경기에서는 그럭저럭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긴 했지만, 유럽파가 없어지면 그러한 조직력을 발휘하기가 어려웠고, 이를 통해 유럽파가 빠지면 어떠한 문제가 생기는지 알고 대책을 마련해도 모자랄 그 시간에 황선홍은 임시 감독 겸직을 하며 그 기회를 날려버린 것이 이번 아시안컵 참사의 가장 큰 원인이 되었다고 봅니다.

     

    축구 올림픽 본선 실패. 그 후폭풍

    세계 최초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

    1988년부터 시작된 대한민국 축구의 올림픽 9회 연속 진출과,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영국과 일본을 꺾고 동메달까지 획득한 위대했던 역사는 2024년에 인도네시아에 패배하면서 참담하게 막을 내렸습니다. 4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전임 김학범호는 전승 우승으로 당당하게 도쿄 올림픽에 나간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명예 실추가 아닐 수 없습니다.

     

    분명 대한축구협회에게는 이 사태를 미연에 방지할 기회들이 오래전부터 수 차례나 있었고, 개혁의 축을 맡을 수 있는 유능한 인재들도 주기적으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김판곤 등 그나마 협회 내에서 착실히 계획을 세우고 일을 하던 인사들은 적폐들에 의해 내쫓겼고, 신태용 같은 우수한 지도자 자원들은 소방수 또는 방패막이로 써먹다 버려지기 일쑤였으며, 눈앞에 닥친 위기에만 급급해서 먼 미래를 바라보지 못하는 행태와 형편없는 일처리로 인해 이런 사달이 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2001~2002년생 선수들의 병역 문제 해결 가능성 감소

    파리 올림픽조차 나가지 못하면서 양현준, 배준호, 정상빈 등 수많은 해외파 유망주들의 병역 문제 해결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물론 아시안 게임과 다르게 올림픽 3위 입상은 런던 올림픽 한 차례에 불과할 만큼 쉬운 일이 아니지만, 다음 아시안 게임에 와일드카드로 뽑힌다는 보장이 없는 만큼 이번 기회를 잃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황선홍 감독과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처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하면서 FC 서울과 대전 하나 시티즌, 그리고 U-23 대표팀으로 이어지는 실패로 황선홍 감독의 커리어는 패장으로 낙인찍힐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모든 연령별 대표팀은 물론 A대표팀에 지도자로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낮고, 현재 가장 현실적인 건 휴식 이후 협회 내부 행정직으로 복귀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감독으로서 최악의 평가를 받게 되었지만, 2002 월드컵 멤버이자 K리그에서도 경험이 많고 아시안 게임 금메달까지 차지한 감독이기에 시간이 지나면 그를 찾는 K리그 팀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더 문제는 대한축구협회입니다. 이들은 감독과 선수뒤에 숨어 자신들의 과오를 반성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특히 협회 내부를 황보관 같은 무능한 인사로 채워 넣고 위르겐 클린스만에 이어 황선홍까지, 본인이 멋대로 선임한 감독들 때문에 그 무능과 욕심으로 한국 축구를 통째로 말아먹은 정몽규 협회 회장부터, 올림픽 진출에 실패하면 책임을 지겠다고 한 정해성 역시 사과 없이 묵묵부답입니다. 연령별 대표팀의 선장인 황선홍도 문제지만 쇄신하지 않고 한두 명 꼬리 자르기 식으로 어물쩍 넘어가는 대한축구협회가 가장 큰 문제라고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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